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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이름은 용사가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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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xoospw36
등록일 23-11-19 21:19 조회수 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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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웃기지도 않는군..”

어이가 없어 기도 안 찬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말이 분명하다.
중갑옷을 입은 기사를 어떻게 맨손으로 집어던질 수 있단 말인가.

바위에 쳐박힌 채로 숨을 고르다보니, 귀를 가득 메우던 이명이 잦아들며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야 이번에는 좀 긴장했다. 진짜 이름이라는게 다 효과가 있는 건 아닌가본데? 혹시 진짜로 악마가 아닌거 아니야?”

“용사, 지금 신의 뜻을 의심하시는 겁니까?”

“아니 근데 저거 봐 저렇게 쳐맞고도 살아있잖아, 온 나라에 이름 공표 해놓은지가 언제인데”

몇 발자국쯤 떨어진 곳에서 괴상한 천 쪼가리를 입은 남자와 정식 사제복을 입은 여자가 투닥댔다.
저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확실히 힘은 용사라 불릴만 했다. 하기사 갑옷 비슷한 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전쟁터에 나온 사람이 용사가 아니라면 정신병자 밖에 없겠지.

떠오르는 생각을 삼키며 용사에게 말을 던졌다.

“난 악마가 아니다”

내 말에 용사가 고개를 휙 돌리며 대답했다.

“어? 뭐야, 벌써 정신차렸네. 확실히 다르단말이야.. 근데 뭐라고 했냐?”

“악마의 진짜 이름이라면 평범한 인간들은 그 이름을 알게 된 순간에 전부 죽었을거다, 용사. 악마의 이름은 나약한 존재가 견딜만한 수준이 아ㄴ..”

“야, 그래도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냐. 너 이름이 ‘거짓을 말하는 자’라며”

“거짓은 너희가 말하고 있지 않나. 난 악마가 아니다.”

한숨이 나왔다. 용사와 악마. 이 얼마나 진부한 소재던가.

내 말을 들은 용사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대답했다.

“그래? 아니 근데 뭐 어쩌냐, 우리 대머리 할배가 악마라면 악마인거지”

“용사! 교황 예하께 불경한 언사는..”

“뭔 상관이야! 니네도 내 이름 안 불러주잖아 내 이름은 강ㅅ..뭐야?”

내가 쥐고있던 검을 던지며 일어나자, 사제로 보이는 여자와 투닥거리던 용사가 검을 자연스레 피하며 내 쪽을 쳐다봤다.

“뭐야 페이즈2인가? 너 정도면 진짜 마왕으로 기록될 수도 있겠는데.. 크으 역시 마왕 포지션이 멋있는데 뭔 용사 같은 걸로 떨어져서..에휴”

용사가 한숨과 함께 내뱉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이상하게 기시감이 들었다.
기억날듯 말듯 머리 안쪽이 간지러운 감각을 느끼며 용사에게 말했다.

“용사, 만약..내가 너에게..”

“뭐야 고백하는거야? 이래 봬도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라 너무 갑작스러운건 조금 그런데”

쉬지않고 개소리를 하는 용사를 무시하며 다시 말했다.

”내가 만약 너에게 이긴다면, 우리는 더 이상 핍박받지 않을 수 있는가?”

“글쎄? 아마 다음 순번 용사가 오겠지. 끌려온게 나 하나만 있는게 아니거든”

“..용사가 여러 명이란 말인가?”

“몰랐나보네? 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너같은 악마새끼들이 여기저기 판 치고 다니는데 나같은 공무원 한 명이 어떻게 다 때려잡고다니냐. 그리고 한번씩 마왕 떠서 용사가 뒈지면 그 다음 용사가 잡으러 가는거지”

용사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스파크가 튀며 온갖 기억이 떠올랐다.
내 앞에 용사라는 족속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난 용사의 목을 꺾었다. 그 전에는 다른 용사의 머리통을 부쉈었고, 또 그 전에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기억에 머리가 깨질듯하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멍하니 서서 기억을 더듬다보니, 용사의 얼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얘 왜 갑자기 맛탱이가 갔냐, 여기도 펜타닐이 있나?”

“..넌 몇 번째지?”

“뭐라고?”

“넌 몇 번째 용사냐고 물었다”

“몰라, 한 6번째인가? 근데 그건 왜”

용사의 대답을 듣는 순간 머리가 맑아지며 머리를 간지럽혔던 기억이 떠올랐다.
날 죽이고, 다시 나에게 죽기를 반복했던 용사들이 뱉었던 내 이름.

악마의 이름은 그렇게 정해진다.

“..ㅈ..수 ..ㅇ는..자”

“뭐? 왜 이렇게 웅얼거리는거야 잘 안들리게”

용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귀를 후비자, 옆에 있던 사제복을 입은 여자가 소리쳤다.

“용사, 대화는 그만하고 얼른 죽이세요. 뭔가 불길합니다!”

“아 잠깐 가만히 좀 있어봐 말하려 하잖아. 어차피 진짜 악마도 아닌거 같구만”

“내 진짜 이름은 ‘죽일 수 없는 자’다. 용사”

“뭣?”

바닥을 박차 거리를 좁히며 뻗은 내 주먹에, 용사는 놀라며 팔을 들어 막았지만 내 힘을 이기지 못하고 저 멀리 날아갔다.
날아가던 용사가 공중에서 몸을 틀어 바닥을 밟고 섰다.

“와 이새끼.. 진짜 악마였네? 닉값 오지네 진짜 속을 뻔 했잖아”

“진짜 이름을 말해줘도 못 알아듣는군”

“그러니까, 니 말을 내가 어떻게 믿냐고”

“장소를 옮기지. 더 싸우기 편한 곳으로”

“이새끼 갑자기 다 지 마음대로네, 야 어디가! 도망가냐?”

“고척돔으로 와라. 기다리고 있겠다.”

“..고척돔? 니가 거길 어떻게 알아”

"말해보아라, 너는 어떻게 강한 용사가 되었지?"

"...!"






"또 당신입니까 GOAT?"





어 형이야

11월 19일 17:00 T1 vs WBG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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